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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이의 책 리뷰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 [책 리뷰]

by 성화이 2022. 10. 1.

책 제목 :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지음 : 세이카 료겐

옮김 : 김윤경

 

<간단한 요약>

삶의 마지막이 정해져 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끝내려는 여자를 방해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책 표지가 예쁜 만큼 소설 내용이 정말 재미있고, 때로 슬프며, 반전도 있다.

 

<앞 부분 줄거리>

'아이바 준'이라는 남자는 좋지 않은 부모님과의 관계,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던 고독한 삶을 이어나가는 도중, 한 사신에게 제한을 받게 된다. 수명을 교환하는 조건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우로보로스 은시계'를 받는다. 24시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시계였지만, 한 번 사용 후에는 36시간이 지나야 사용할 수 있었다. 시간을 계속 연명할 수는 없었고, 3년 뒤 12월 26일 밤 12시에 죽는 시한부 인생이 시작되었다. 계속 재미없던 인생을 계속 살고 있던 그에게는 3년의 시간도 길게만 느껴졌다.

사신과 거래하고 1년 후의 크리스마스, 지루하던 일상을 단박에 뒤바꾼 일이 일어났다. 한밤중 뉴스에서 '중학생 소녀가 다리 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라는 보도였다. 소녀가 떨어진 다리는 그가 자살을 생각했던 다리였다. 다음날까지 그 기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오랜만에 그 다리를 찾아갔다. 다리를 바라보며 생각에 빠진 그때,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4명이 "드디어 사라져줬네, 이제 두 번 다시 걔 얼굴 안 봐도 되겠어."라고 떠들며 소녀의 자살을 기뻐하는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어렴풋이 자살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고, 가슴속에서 분노가 세차게 솟구쳤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얼굴을 몰라도 이 다리를 스스로 목숨 버릴 장소로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친근감을 느껴 더욱 가깝게 느껴졌고, 시간을 되돌려 소녀의 자살을 방해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소녀 '이치노세 쓰키미'를 만나게 된다. 여러 번의 자살시도를 하는 그녀를 그가 모두 방해한다. 자살을 방해하고 헤어진 뒤 그녀가 곧바로 자살을 시도하면 그는 대처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한번 자살을 방해하고 나면 어딘가 데리고 놀러 가야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여러 군데 데리고 다니면서 소녀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수차례의 방해 끝에 무뚝뚝했던 소녀의 마음은 점점 열려갔다. 그 속에서 서로 알듯 말듯한 두 사람의 사랑의 스노우 볼은 점점 굴러갔고, 시간이 지나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서로의 죽음 앞에 구원하는 이야기이다.

 

<나의 생각>

전반적으로 소설에서 '자살'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얼마나 힘들고 버티기 어려웠으면 '자살'을 하게 되는지,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소설에 나오는 두 주인공 모두 화목한 가정환경과 원만한 학교생활을 지니지 못했다. 두 사람이 살아왔던 환경을 읽어가는데, 없으면 정말 좋겠지만 어딘가에는 소설처럼 고통받고 있을 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모두 삶과 죽음 경계선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방해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이들에게 마음을 먼저 내고, 이야기 들어주고, 손을 내밀어 줬으면 좋겠다. 사람에게는 '내 편의 사람'이 꼭 필요하다. 삶을 살아가면서 혼자서는 절대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을 잘 살피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나 반대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힘들겠지만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말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타임'이라는 소재와 '자살'이라는 주제로 소설을 잘 이끌어간 것 같다. 두 주인공의 사랑도 재미있고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중간중간 여주인공의 대사들이 나를 피식 꺼리게 만들었다. 마지막 여러 반전 내용도 거리낌 없이 잘 이어진 거 같아서 되게 재미있게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한다.

 

<재미있는 대사>

p.109

남자 : "조심해서 돌아가."

소녀 : "조심하지 않고 돌아갈게요."

 

p.197

소녀 : "조금 전의 복수예요."

 

p.212

소녀 : "아이바 씨는 왜 그렇게 내 자살을 막으려는 거예요?"

남자 : "살아 있길 바라니까 그렇지, 항상 말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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